저번 시간에 우리는 Visual Flight Rule인 VFR 시계비행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시정이 좋지 않거나 운고 (구름의 높이)가 낮아 시계 비행을 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들이랑 놀러 나가기 위해 비행을 계획했다면 비행을 취소할 수 있겠지만 한 시간에 수백만 원이 넘게 드는 민간항공기의 경우 날씨가 안 좋을 때마다 취소할 수 있을까? 아마 그랬다면 항공사는 모두 파산했을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항법이 IFR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지만 민간 항공기의 경우 항상 IFR로 비행을 하는데 시계 비행이 물론 비행을 하는 입장에서 조금 더 재미있고 조종하는 맛이 날 수 있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IFR이 훨씬 더 안전하다. 그 이유는 비행계획을 제출하기 때문에 이미 경로가 정해져 있고 비행기가 행항하는 순간 담당 관제사들이 해당 항공기에 대해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바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행계획에 제출한 ETA (예상 도착 시간) 기준 30분 이상 도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수색구조팀이 출동하게 되어있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승객의 목숨을 책임지는 대형 항공기의 경우 IFR 비행이 원칙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VFR의 경우 비행계획을 제출할 수 있지만 필수가 아니며 조금 더 자율적이고 모든 책임이 조종사에게 편중되어 있다. 그럼 IFR에 대한 정의부터 알아보도록 하겠다.
IFR은 Instrument Flight Rule의 줄인 말로 시계 비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또는 그렇다고 판단될 때 계기만을 통해 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IFR 비행을 하기 위해선 많은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 각 계기의 역할을 인지하고, IFR 차트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여러 종류의 비행 절차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기본적인 것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먼저 IFR 비행을 하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flight plan인 비행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시야가 보이지 않는다면 당연히 위험할 것이다. 비행기가 어디서 어디로 향하는지, 비행 예상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몇 명이 타고 있는지, 어떤 고도로 어떤 속도로 어떤 장비를 싣고 가는지 아주 디테일한 정보까지 적어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자세하게 내용을 요구하는 이유는 비행 충돌에 대한 책임이 관제사에 있기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행 내내 관제사와 꾸준히 소통하며 주어진 고도, 방위, 속도로 가야 한다.
예상했겠지만 IFR 비행을 하면 구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구름은 멀리서 보면 보들보들해 보이고 가끔 이쁜 모양을 형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회색투성이이자 수증기일 뿐이다. 북극곰도 멀리서 보면 이쁘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뿐만 아니라 기상학 편에서 다루겠지만 구름은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중 조종사들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구름은 Cb, cumulonimbus (적란운)이다. 상승기류가 강하며 비와 천둥·번개까지 동원할 수 있기에 아주 위험하며 수증기가 많으면 날개에 착빙까지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주의해야 할 점이 많은 IFR이기에 비행을 가기 전 출발 공항, 도착 공항 그리고 지나가는 항로의 날씨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비행할지 말지는 조종사의 판단이지만 날씨가 너무 좋지 않으면 IFR 비행도 하지 못한다. 여러 예시 중 하나가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활주로에 안전한 경로로 착륙할 수 있는 것을 돕는 정밀 접근과 비정밀 접근이다. 정밀 접근은 Localizer와 Glide slope이라는 장비를 통해 활주로의 중심에 맞춰 (통상적으로) 3도의 각도로 활주로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며 비정밀 접근은 Glide slope이 작동하지 않고 활주로의 중심만 맞추고 고도는 활주로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계단식 하강으로 착륙하는 방법이다. IFR 비행 시 필수적인 가장 대중적인 착륙 시스템이지만 이 또한 한계치가 있다. 출발하는 공항의 날씨는 시계 비행을 할 만큼 좋은데 도착 예정인 공항의 기상이 너무 좋지 않으면 착륙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지 않게 여러 방법으로 기상 확인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미국에선 1-800-992-7433 (1-800-wx-brief) 을 통해 기본 정보와 출발, 도착지를 말하면 자세한 비행로의 기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aviationweather.gov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기상 차트를 볼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 항공기상청 홈페이지인 amo.kma.go.kr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IFR 비행 시 또 조심해야 할 것은 착시 현상이다. 착시현상은 정말 종류가 많으며 그중 하나만 잘못 걸리더라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숙지를 잘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밖을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중심을 잡는 기관은 귀속에 있는 달팽이관인데 사람의 달팽이관은 3D에서 생각보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며 갑작스러운 움직임, 천천히 기우는 상황 등에 매우 취약하다. 구름밖에 안 보이는 밖을 보면 눈이 초점을 맞추지 못하여 empty field myopia라는 눈을 뜨고 장님이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계기에 의존하지 않고 감각에 의존하면 레벨 비행을 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30도 이상 뱅크로 선회하고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그만큼 IFR 비행은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또 그에 준하는 지식도 많이 겸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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